안녕하세요. 서울 상업용 부동산 인사이트 미디어 BLOC입니다.
외국인·MZ 수요가 다시 끌어올린 압구정 로데오, 그러나 임대료는 위험 수위
최근 압구정 로데오의 공실률은 0%에 가깝습니다. 2010년대 중반까지 공실률 30%가 넘어서며 장기간 비워진 건물들이 쌓여 있던 상권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불과 5~6년 만에 일어난 반전입니다. 본 칼럼에서는 압구정 로데오가 어떻게 부활했는지, 그리고 그 부활이 어떻게 가로수길의 1층 공실률 40%라는 침체와 맞물려 있는지, 두 상권의 관계를 시계열로 정리합니다.
압구정 로데오 부흥의 시발점 — F&B와 도산공원
압구정 로데오가 뜨기 시작한 시발점은 아무래도 F&B 업종이 큰 몫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웨이크앤베이크, 아우어베이커리, 꽁티드툴레아 그리고 카페노티드까지, 도산공원을 기점으로 2018년도부터 F&B 업종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SNS에 많이 노출된 트렌드 한 공간들이 MZ 세대들의 이목을 끌게 되어 상권 부흥이 시작되었습니다.

2019년, 2020년 공실률 0% 가까이 유지가 되며, 현재 지금까지 웬만한 가게들은 웨이팅이 없이는 방문하기가 어렵고 웨이팅이 없는 가게들은 그마저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밥 한 끼 먹는 것도 쉽지 않은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80년대 황금기와 2000년대 침체기
사실 압구정 로데오의 부흥은 단기간 내에 된 건 아닙니다. 압구정 로데오는 1980년대부터 2000년 초까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청담동 명품거리가 품고 있는 상권으로, 오렌지족들이 많이 몰리게 되면서 특색 있는 옷 가게들과 고급 카페 레스토랑들이 즐비했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게 되자 분위기가 전환됩니다. 1970년대 한 평당 70만 원 수준에 거래되던 땅값은 2000년대 초부터 평당 1억 원을 웃돌았고, 땅값이 오르자 임대료 또한 30평 기준 400만 원을 돌파하게 되면서 바닥 권리금이 최소 2억에서 많게는 5억까지 형성되었습니다.
지가 상승이 오르는 속도가 임대료 상승하는 속도보다 더 가팔라지면서,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잘 되어도 임대료 부담이 매우 크게 다가왔고, 이는 결국 상권의 이탈로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인터넷 사용 확대로 아날로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는 시대에 맞물려 있었고, 손님들의 발걸음이 줄어들자 압구정 로데오는 침체기를 맞이했습니다.
가로수길의 등장과 압구정의 그늘
2010년도 이후 바로 옆 신사동 인근에 가로수길이라는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었고, 가로수길 메인을 기준으로 새로수길, 나로수길 등으로 상권 확장이 이어져 나갔습니다. 가로수길뿐만 아니라 경리단길, 이태원 등의 중심지 등 발달한 상권들이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젊은 세대들은 압구정 로데오를 갈만한 이유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때 압구정 로데오는 공실률이 30%가 넘어서며 장기간 비워진 건물들이 쌓여나갔습니다.
부활의 트리거 — 2017년 착한 임대인 운동
그렇다면 이렇게 추락한 압구정 로데오는 어떻게 다시 부활했을까. 장기간 공실이 발생되자 상가를 1년 이상씩 비워 두는 것보단 합리적인 임대료를 내세워 상권을 살리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임대인들이 생겨났고, 2017년도부터 임대료를 낮춰 착한 임대인 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1500만 원 수준이었던 1층의 임대료를 월세의 절반 이하로 낮추며, 강남구청과 함께 상권 활성화 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착한 임대인 운동으로 인해 젊은 창업가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고, 압구정을 떠나 가로수길에 자영업을 하던 사람들도 가로수길의 임대료를 못 버텨 다시 압구정으로 들어왔습니다. 오마카세 레스토랑, 파인 다이닝 등 고급 음식점들이 줄지어 들어오면서 소득 수준이 높은 소비자들은 압구정 로데오로 유입되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로데오는 더 활성화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거리 제한 및 시간제한으로 지친 소비자들은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바뀐 시점 이후 보복 소비를 통해 고급 음식점들이 성행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다양한 업종들이 유입이 되면서 현재 2023년 1분기 기준 공실률이 0%(소규모 상가 기준) 대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가로수길 젠트리피케이션이 압구정에 준 반사이익
압구정 로데오가 부활하게 된 이유는 착한 임대인 운동이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지만, 가로수길의 젠트리피케이션도 한몫을 했습니다.

압구정 로데오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이 가로수길 기준으로 상권 형성을 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형성된 상권은 투자자들의 유입을 끌어내 오래된 다가구나 단독주택 등을 개발해 신축 건물들이 늘어났습니다. 시장의 섭리대로라면 임대료가 낮아져야 하나, 수익률을 포기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높은 임대료를 고수하여 압구정 로데오에서 겪었던 젠트리피케이션이 가로수길 상권에도 적용되어 상권 이탈로 번지게 됩니다. 그로 인해 다시 한번 압구정 로데오 길이 부흥하게 되었죠.
현재 가로수길의 1층 상가들은 40% 가까이 공실입니다. 가로수길의 터줏대감이었던 자라, 자라 홈 매장도 올해 초 문을 닫았습니다. 가로수길 메인 길의 공실률이 늘어나자 볼거리가 줄어들고, 볼거리가 줄어들자 사람들은 가로수길을 가야 할 이유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권의 몰락의 이야기는 나오고 있으나, 다행히도 이면에 위치한 소형 상가들은 아직까지도 성업을 하고 있어 골목에 위치한 상가들은 아직까진 건재해 보입니다.

임대료와 지가, 다시 압구정에 드리우는 그림자
문제는 다시 올라가고 있는 압구정 로데오의 임대료가 다시 한번 젠트리피케이션의 사이클을 불러일으킬지가 의문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공실률이 낮아진 로데오 상권은 19년도 1평당 임대료가 19만 원에서 2022년 32만 원이 되었습니다. 3년 만에 70% 가까이 상승입니다.
임대료를 올리는 이유는 코로나 사태 이후 유동성이 많이 풀려 건물 거래가 성행하였기 때문인데요. 2018년도 평당 1억 초반이었던 건물들은 2022년, 2023년 최근까지 평당 2억이 넘어섰습니다. 그렇게 땅값 상승으로 인해 대출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임대인의 입장으로써는 임대료를 올릴 수밖에 없는 거죠.

일각에서는 또다시 높은 임대료로 인해 상권의 이탈이 발생될 걸로 예상하지만, 압구정 로데오뿐만 아니라 가로수길 또한 3년 만에 임대료가 60% 가까이 상승하였고, 강남뿐만 아니라 서울 전체적으로 임대료가 가파르게 상승하였기에 함부로 예측하긴 어렵습니다.
BLOC 시사점
압구정 로데오와 가로수길의 시계열을 겹쳐보면, 두 상권은 사실상 한 쌍의 시소처럼 움직여 왔습니다. 1970년대 평당 70만 원에서 출발해 2000년대 초 평당 1억 원을 돌파한 압구정 지가의 1차 사이클은 30평 기준 임대료 400만 원, 바닥 권리금 2억~5억이라는 비용 구조를 만들었고, 그 무게가 임차인의 이탈로 이어진 끝에 가로수길이라는 대체 상권을 띄웠습니다. 다시 2017년 착한 임대인 운동이 1500만 원짜리 1층 임대료를 반토막 내며 상권을 부활시키자, 이번에는 가로수길이 1층 공실률 40%라는 침체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2018년 평당 1억 초반이던 압구정 건물들이 2023년 평당 2억을 넘어서고, 1평당 임대료가 19년 19만 원에서 2022년 32만 원으로 3년 만에 70% 가까이 상승한 지금의 데이터는, 부활한 상권이 다시 같은 사이클의 시작점에 서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압구정 거리가 또다시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을지, 건물 가격들은 계속적으로 고공행진을 할 건지, 아니면 과거의 영광이 오랫동안 지속될 건지 BLOC은 임대료-지가 격차와 1층 핵심 임차인의 잔존율 두 가지 지표를 중심으로 지켜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