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 칼럼

건물주의 잘못된 생각 — 투자가 실패로 끝나는 진짜 이유

BLOC|2024년 1월 20일

안녕하세요. 서울 상업용 부동산 인사이트 미디어 BLOC입니다.

건물주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분석한 BLOC 인사이트 카드뉴스

누구나 ‘건물주’라는 단어를 들으면 막연한 부자, 자신과는 거리가 먼 사람을 떠올립니다. BLOC도 이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 관찰한 수많은 건물주 케이스를 분석해 보면, 건물주라고 해서 모두가 부자라는 통념은 사실과 크게 다릅니다. 오늘은 ‘건물주의 잘못된 생각’이라는 주제로, 왜 많은 투자자들이 빌딩 투자에서 실패하는지 그 구조적 원인을 짚어 보려 합니다.

일반화의 오류, ‘건물주 = 부자’ 공식의 함정

유튜브와 SNS에는 자극적인 100억 대 부자, 50억 대 자산가라는 표현이 넘쳐 납니다. 그러나 과연 이들은 정말 50억 대의 순자산을 보유한 부자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건물주라고 해서 모든 건물주들이 부자는 아닙니다. 연령대와 순자산에 따라 평균 이상이거나 중산층일 수는 있어도, 같은 ‘부자’라는 범주로 묶어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10억대 건물을 소유한 사람, 100억 대 건물을 소유한 사람, 1000억 대 건물을 소유한 사람 모두 결국 ‘건물주’라는 동일한 명사로 불립니다. 표현상으로는 틀린 말이 아니지만, 자본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컨대 10억대 건물을 매입하며 자기 자본이 3억 들어간 케이스와, 100억 대 건물을 매입하며 자기 자본 30억이 들어간 케이스를 비교해 봅시다. 같은 ‘건물주’라는 라벨로 묶이지만, 부의 실체와 리스크 노출도는 전혀 같지 않습니다. 결국 ‘건물주’라는 단어는 일반 대중이 갖는 부에 대한 숨은 욕구이자 선망의 상징일 뿐, 실제 재무 상태와 1:1로 일치하는 개념은 아닙니다.

패닉바잉을 만든 저금리·코로나·유동성의 합작

팬데믹 이후 자산 가격 급등 흐름을 보여주는 시장 차트

2018년부터 이어진 역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 그리고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사태 속에서 화폐가 대규모로 풀리면서, 실질 자산 가격은 어떤 건물을 사든 최소 40%, 최대 200%까지 뛰어올랐습니다. 당시 현업에서 BLOC이 체감한 시장 분위기는 한 마디로 ‘패닉바잉’, 아니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저금리 시기 자산 매수 흐름을 정리한 카드뉴스 이미지

화폐가치가 최단기간에 떨어지자, 어떻게든 자산을 매입해 헷지하려는 수요가 폭발했습니다. 먼저 자산을 사 둔 사람들은 순식간에 자기자본 대비 2배 이상의 평가차익을 거뒀고, “지금 건물을 안 사면 안 된다”는 욕구와 함께 신규 참여자들이 줄지어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실제로 BLOC이 관찰한 고객 케이스 가운데에는, 약 3년간 처음 20억으로 시작한 투자금이 현재 100억으로 늘어난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지가는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고, 많은 SNS 채널은 “오래된 건물을 매입해 2배가 오른 이유”, “10억 투자로 50억을 벌었다고?” 같은 자극적인 썸네일과 제목으로 잠재 수요의 욕망을 자극했습니다.

학습되지 않은 수요와 무리한 레버리지의 후유증

고금리 전환 이후 시장 변화를 정리한 BLOC 시장 분석 이미지

결국 아직 충분히 학습되지 않은 잠재 수요들은 ‘건물을 매입하면 앞으로도 똑같이 오르겠지’라는 생각으로 무리한 레버리지를 통해 매입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시중에 풀린 화폐와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해 긴축 모드로 전환했고, 미국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따라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고, 2022년에는 최단기간 동안 가장 빠른 금리 인상이 단행됐습니다.

계속해서 상승할 줄만 알았던 뒤늦은 참여자들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올라가는 금리와 자잿값, 줄어든 거래량이 겹치며 원가 이하로 매각하는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 흐름은 2023년 11월 현재까지 진행 중이며 내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오랫동안 이 시장에서 실거래를 경험해 온 고수들은 바로 이 국면을 기다리며 현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건물주’의 실체

임대수익 환상과 실제 자금 압박을 대비한 BLOC 이미지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우리가 머릿속에 그리는 건물주는 매달 1000만 원, 2000만 원의 월세를 받으며 자유로운 은퇴 생활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실체는 다릅니다. 감당하지 못할 은행 대출 이자에 허덕여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매각을 돌리고, 그마저도 쉽지 않으면 매입가 대비 -10%, -20% 수준으로 가격을 낮춰 매각하거나, 원가에 매각하더라도 그동안 발생한 금융비용으로 인해 원금이 손실되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요. 답은 단순합니다. 스스로 학습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스스로의 눈’이며, 이를 보조해 줄 중개인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자기 지갑에서 수십억이 빠져 나가는 의사결정을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내려서는 안 됩니다.

BLOC 데이터로 보는 시장 — 누적 7,672억 표본의 시사점

BLOC이 추적·정리해 온 서울 상업용 부동산 표본은 누적 거래액 7,672억 규모이며, 현재가치 기준으로는 1조 2813.8억 원에 이릅니다. 같은 7년 구간을 다른 화폐 환경에서 다시 매입했더라면 결코 재현할 수 없는 수치이며, 이는 ‘건물주’라는 명사 뒤에 숨은 자본 구조와 시점 선택이 얼마나 큰 변수인지 다시 한 번 보여 줍니다.

BLOC 시사점 — 잃지 않는 투자를 위한 학습 원칙

부동산은 주식처럼 기업 펀더멘털을 분석할 필요는 없지만, 과거 거래 데이터와 인문학적 맥락을 함께 본다면 누구나 학습하고 검증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공부의 깊이가 더해질수록 더 쉬운 길이 보이고, “이만한 건물이 없으니 지금 당장 매입하셔야 합니다” 같은 푸시에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실제 BLOC이 5년째 함께해 온 한 고객은 매입 결정 전 약 2년간 부동산 관련 도서와 여러 중개사무소를 직접 다니며 스스로의 기준을 세웠고, 만난 지 2주 만에 첫 빌딩을 매입했습니다. 그 이후 다섯 해에 걸쳐 네 차례 이상의 건물 계약을 함께 진행했고, 지금도 매각·신축·임차 사례를 함께 분석하며 학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결국 매매 사례와 법규, 신축·리모델링 사례, 임차 업종과 상권 흐름을 직접 시뮬레이션하고 가까운 파트너와 브레인스토밍하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더 나은 투자, 그리고 잃지 않는 투자를 위해 ‘내 스스로의 눈을 키우는 일’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가 반드시 길러야 할 덕목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BLOC은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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