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의지는 최고, 거래액은 조정…2026 상업용 부동산의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
2025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약 34조원의 사상 최대 거래액을 기록했다. 그런데 새해 전망은 뜻밖에 단순하지 않다. 투자자의 매수 의향은 역대 최고 수준인데, 실제 거래액은 전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모순처럼 보이는 조합이 2026년 시장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자금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가격과 입지, 운영 경쟁력이 검증된 자산으로 더 강하게 집중되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매수 심리는 뜨겁지만 거래액은 숨을 고른다
이번 조사는 2025년 11~12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투자자 42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 가운데 한국 투자자는 77명이었다. 국내 응답자의 74%는 매수 활동을 늘리겠다고 답했고 43%는 매각 활동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전년보다 각각 12%포인트, 4%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매수 확대 비율에서 매각 확대 비율을 뺀 순매수 의향은 31%로 전년보다 8%포인트 상승했다. 아시아태평양 평균보다도 14%포인트 높다. 국내 시장이 여전히 강한 매수 우위 구도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 투자심리 지표 | 2026년 응답 | 전년 대비 변화 |
|---|---|---|
| 매수 활동 확대 | 74% | +12%p |
| 매각 활동 확대 | 43% | +4%p |
| 순매수 의향 | 31% | +8%p |
| 부동산 투자 배분 확대 | 83% | 전년 79%에서 상승 |
| 투자 배분 축소 | 3% | - |
순매수 의향 31%와 투자 배분 확대 계획 83%는 자금의 퇴장이 아니라 재배치가 시작됐음을 말한다.

다만 강한 매수 심리가 거래액 증가로 곧장 연결되지는 않는다. 2025년 거래액은 약 34조원으로 2021년 저금리기 기록인 21조원을 크게 넘어섰다. 오피스가 전체 거래의 70% 이상을 차지했고, 전략적 투자자는 오피스 매수 활동의 36%를 담당했다.
2026년에는 높은 기저와 통화 완화 종료 가능성이 함께 작용한다. 보고서는 연간 거래액이 전년보다 약 5~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2025년 실적에 단순 적용하면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방향이지만, 전망의 핵심은 침체가 아니다. 거래 건수보다 대형 우량 자산의 비중이 커지는 질적 재편에 가깝다.
투자 확대의 이유도 이를 뒷받침한다.
- 금리 안정화 31%
- 합리적인 가격 조정 24%
- 부실·저평가 자산 기회 15%
- 자금 집행 필요 12%
- 임대료 상승 기대 10%
가격이 무조건 싸야 한다기보다, 금리와 임대료가 만들어낼 실질 수익을 확인한 뒤 우량 자산을 사려는 태도다. 부실 자산 기회보다 합리적 가격 조정을 택한 응답이 더 많다는 점도 중요하다. 2026년의 경쟁은 헐값 자산을 찾는 게임보다 가격이 설명되는 좋은 자산을 선점하는 게임에 가깝다.

최대 변수는 금리 인하 자체가 아니라 ‘경로’다
투자자가 가장 우려한 항목은 중앙은행 정책 45%였다. 이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22%, 레버리지 가용성 21%, 환율 변동성 16%가 주요 금융 위험으로 꼽혔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전체에서 중요한 위험으로 지목된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동의한 한국 응답자는 8%에 그쳤다.
국내 투자자는 외부 충격 그 자체보다 그것이 금리·환율·자금조달 조건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더 경계하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의 가격 기대 차이, 인건비·공사비 상승, 약한 임차 수요도 여전히 부담이지만, 관심의 중심은 시장 내부 수급에서 거시금융 변수로 이동했다.

금리 전망은 한쪽 방향으로 기울어 있지만 속도에는 확신이 없다. 응답자의 96%는 기준금리가 정점을 지나 동결 또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 기준금리 예상 방향 | 응답 비율 |
|---|---|
| 50bp 초과 인하 | 18% |
| 50bp 미만 인하 | 40% |
| 동결 | 38% |
| 50bp 미만 인상 | 4% |
50bp 미만 인하와 동결을 합치면 78%다. 급격한 피벗보다는 긴 동결과 제한적인 인하가 지배적 시나리오라는 뜻이다. 조사 이후 유가와 물가, 환율 변동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당시 응답은 방향성에 대한 기대이지 확정된 정책 일정이 아니다.
2026년의 금리 리스크는 ‘내리느냐’보다 ‘얼마나 늦고 작게 내리느냐’에 있다.

대출 시장도 같은 흐름이다. 신규 대출 이자 부담과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리파이낸싱 위험을 지목한 비율은 전년보다 크게 낮아졌다. 자금시장 경색 자체는 완화됐다는 신호다. 하지만 대주가 자산 품질, 입지와 임차인 신용도를 더 엄격하게 들여다볼 것이라는 우려는 커졌다.
따라서 자금조달 경쟁력은 단순한 담보가치보다 다음 요소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 현금흐름을 입증할 임대차 데이터
- 금리·공실·공사비 변화를 반영한 스트레스 테스트
- 자본적 지출 이후의 가치 상승 경로
- 매각뿐 아니라 보유·재자본화까지 포함한 복수의 회수 전략
자산을 확보한 뒤 금융을 붙이는 방식보다, 금융기관이 납득할 사업계획을 먼저 설계해야 하는 시장이다.
코어보다 밸류애드, 섹터보다 운영 역량
2026년 선호 전략의 중심은 밸류애드 43%다. 3년 연속 가장 인기 있는 전략이며, 적극적인 리모델링과 임대차 개선, 용도 조정으로 수익을 높이려는 수요가 이어졌다. 반면 경기 하강기에 주목받는 부동산 대출과 부실채권 전략의 선호는 낮아졌다.
| 주요 선호 지표 | 2026년 비율 |
|---|---|
| 밸류애드 전략 | 43% |
| 오피스 선호 | 27% |
| 물류 선호 | 25% |
| 데이터센터 선호 | 22% |
오피스 선호도 27%는 2023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임대료 고점 논란과 임차 수요 둔화, 대규모 신규 공급 우려가 반영됐다. 그렇다고 오피스 시장 전체가 약해진다는 뜻은 아니다. 투자자 선호가 평범한 코어 자산에서 개선 여지가 있는 대형 프라임 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이 더 정확하다.

실제 2021~2025년 오피스 거래 건수는 139건에서 131건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건당 평균 거래가격은 약 840억원에서 1,88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2025년 건당 평균 거래면적도 약 2만3,000㎡에 도달했다. 거래 빈도보다 자산 규모와 질이 시장 성장을 이끄는 구조다.
지역별로는 CBD 거래액이 약 8.5조원으로 가장 컸고, GBD의 평당 가격은 약 4,0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BBD는 약 3.1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한 거래는 주요 업무지구에 집중됐으며 YBD에서는 참여 사례가 없었다. 기관 자금이 검증된 입지에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현상이 선명하다.
물류도 비슷하다. 2022~2025년 연간 거래 건수는 24건에서 37건 사이를 움직이다 2025년 24건으로 돌아왔지만, 같은 기간 평균 거래가격과 면적은 각각 약 82%, 112% 증가했다. 2025년 평균 거래가격은 약 1,880억원, 평균 면적은 2만7,820평에 이르렀다.
2025년 500억원 이상 수도권 물류 거래 21건의 총액은 약 4.4조원이었다. 이 가운데 외국 자본이 약 3.9조원, 88%를 차지했다. 인천은 5건, 1.8조원으로 가장 큰 시장이었다. 물류 역시 입지와 규모를 갖춘 기관급 자산에 자금이 몰리는 단계다.
데이터센터·호텔·코리빙, 같은 대체자산이 아니다
대체자산 전체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약해졌다. 부동산 대출과 시니어하우징 선호도는 전년보다 각각 13%포인트, 19%포인트 하락했고, 생명과학 시설과 셀프스토리지 선호도도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이제 ‘대체자산’이라는 이름만으로 투자를 설득하기 어렵다.
반면 데이터센터, 호텔, 코리빙은 서로 다른 구조적 동력을 갖는다.
데이터센터: 기대가 정책과 전력 인프라를 만나다
데이터센터는 응답자의 88%가 가격 상승을 예상한 유일한 압도적 섹터다.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수도권 데이터센터는 63개, 계획 단계까지 포함하면 총 82개이며 운영·건설 물량의 IT 부하는 1,511MW로 집계됐다.
| 수도권 데이터센터 파이프라인 | 개수 |
|---|---|
| 운영 중 | 47개 |
| 건설 중 | 16개 |
| 계획 | 19개 |
| 합계 | 82개 |
정책금융도 큰 변수다. 2026~2030년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과 민간자본 75조원을 합친 150조원 규모 지원 구조가 제시됐고,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금융에는 정책기금 10조원과 민간자본 40조원을 합친 50조원 구상이 포함됐다.
다만 핵심 제약은 돈보다 전력이다. 수도권 계통 연결, 인허가와 주민 수용성, 초기 자본비용이 공급 속도를 결정한다. 지방 분산 정책과 전력·세제 인센티브는 수도권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보완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호텔: 관광 회복이 운영소득으로 연결되는가
2025년 외국인 입국자는 비수기인 1~2월에도 매월 100만명을 넘었고, 2019년보다 8% 증가했다. K-콘텐츠 확산과 원화 약세, 단체관광에서 개별 고부가 관광으로의 전환이 서울 호텔 수요를 지지한다.
서울의 3성급 이상 객실은 2024년 4만실을 넘어섰다. 고급 호텔 공급도 이어진다.
| 예정 호텔 | 위치 | 개장 예정 |
|---|---|---|
| 메종 델라노 | 선저릉 | 2026년 |
| 로즈우드 서울 | 용산 | 2027년 |
| 파라다이스 플래그십 호텔 | 장충동 | 2028년 |
| 아만 서울 | 청담동 | 2030년 |
| 만다린 오리엔탈 | 봉래동 | 2030년 |
| 리츠칼튼 | 남대문 | 2032년 |
호텔 거래 시장은 2023년 급격한 조정을 거친 뒤 2024~2025년 회복했다. 과거 주거·오피스 전환 목적의 거래와 달리, 최근에는 호텔 영업수익을 근거로 한 기관투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 질적 변화다.
코리빙: 수요는 강하지만 규제가 수익을 가른다
서울 1인 가구 비중은 향후 5년 안에 약 43%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세 비중은 2021년 말 50%를 넘어선 뒤 최근 약 60% 수준으로 높아졌다. 주거 시장이 보유 중심에서 운영소득 중심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적 배경이다.
그러나 공급 논리만으로는 부족하다. 법인 보유 주택에 대한 세 부담, 금융 규제, 불분명한 회수 경로가 기관투자를 제약한다. 보수적인 해외 연기금은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신규 투자를 미루는 반면, 자본비용이 낮은 코어플러스 투자자는 장기 수요를 보고 선점하려는 양극화가 나타난다.
대체자산의 승부는 성장 서사가 아니라 전력·운영·규제까지 반영한 실제 수익성에서 갈린다.
해외 자금과 ESG가 만드는 다음 가격 기준
서울은 아시아태평양 선호 도시 순위에서 전년 8위에서 공동 3위로 뛰었다. 도쿄가 7년 연속 1위, 시드니가 2위를 유지했고 서울과 싱가포르가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서울에서 선호된 전략은 코어플러스에서 밸류애드까지다. 단순 안정형 오피스 시장이 아니라 능동적 자산관리로 가치를 만들 수 있는 도시로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2025년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부동산 투자액은 6.5조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물류가 약 4조원으로 62%를 차지했고 오피스는 약 2조원이었다. 외국 자본 비중은 시장의 약 20%로 안정적이지만, 전체 시장이 커지면서 절대 투자액이 함께 늘었다. 호텔 거래가 2년 연속 의미 있는 규모를 기록했고 데이터센터 투자도 진행되면서 오피스·물류 양축에서 다섹터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보인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부동산 심리도 회복됐다. 해외투자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전년 36%에서 21%로 15%포인트 하락했다. 선호 지역은 선진 아시아 38%, 북미 33% 순이었다. 선진 아시아가 북미를 앞선 것은 금리 변동성과 가격 조정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을 찾는 흐름으로 읽힌다.
마지막 가격 기준은 ESG다. 응답자의 84%가 ESG 투자 지침을 의사결정에 내재화하고 있으며, 27%는 전년보다 중요도를 높이겠다고 답했다. 실행 전략은 거창한 신축보다 기존 건물의 에너지 효율 개선에 집중된다.
- 기존 건물 에너지 효율 리트로핏이 3년 연속 최우선 전략
- 친환경 건물 취득·개발 선호는 전년보다 10%포인트 감소
- 현장 재생에너지 생산 계획은 전년의 두 배 이상으로 증가
- 전기차 충전기 설치 의향도 확대
- 친환경 인증 자산에 인정하는 프리미엄은 5% 이하 구간으로 수렴
이는 ESG가 높은 가격을 정당화하는 장식에서 운영비와 공실, 매각 유동성을 관리하는 실무 기준으로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에너지 성능이 떨어지는 자산은 임차인과 금융기관, 매수자 모두에게서 할인될 수 있다. 반대로 개선 가능한 노후 자산은 밸류애드 전략의 핵심 원재료가 된다.
블록의 관점: 2026년은 자산 이름보다 실행력이 중요하다
2026년 시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강한 매수 수요 속에서 거래의 문턱은 더 높아지는 해다. 금리 하락만 기다리는 전략으로는 부족하다. 금리 인하가 늦어져도 버틸 현금흐름과 리파이낸싱 계획이 있어야 한다.
투자 판단에서는 다음 네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
- 가격의 근거: 최근 거래가가 아니라 임대료와 공실, 자본적 지출 이후의 순영업소득을 확인해야 한다.
- 금융의 지속성: 대주의 선별 심사와 장기 동결 가능성을 반영해 만기와 이자 부담을 점검해야 한다.
- 운영 경쟁력: 오피스 리모델링, 물류 자동화,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호텔 운영력처럼 자산별 실행 변수를 구분해야 한다.
- 회수 가능성: 매각 대상과 시점, ESG 성능, 기관투자가가 요구할 데이터 수준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결국 2026년은 모든 자산이 함께 오르는 장이 아니다. 프라임 오피스와 대형 물류, 전력 해법을 갖춘 데이터센터, 영업수익이 검증된 호텔처럼 설명 가능한 자산이 더 비싸지고 그렇지 못한 자산은 더 오래 머무는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거래액의 조정만 보고 시장을 약세로 규정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출처: CBRE · CBRE 2026 Korea Investor Intentions Survey
원문 리포트 보기